[대선상황실] 후보가 '주연'인데…이재명 '가속' vs 윤석열 '진통'
이제 대선이 105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선 현장 상황 전해드리는 대선 상황실, 시작합니다.
대선 후보들, 오늘은 어디로 향했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언론사 포럼에 참석한 뒤 개발이익환수법 같은 '이재명표' 법안 입법을 강조하기 위한 간담회에 참석했고, 이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중소기업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이 후보와 겹친 언론사 포럼 외엔 공개 일정이 없습니다.
며칠째 일정을 줄이고, 선대위 구상에 몰두하는 모습입니다.
대선판의 주연은 후보죠.
그런데 레이스 초반, 여야 모두 '원톱' 주연을 확실히 부각시키지 못해 혼란을 겪었습니다.
혼란상을 어떻게 수습하는지에 따라 영화 흥행 성적이 달라질 텐데요.
그래서 오늘의 대선 상황을 좀더 깊숙 이 들여다볼 키워드, "주연과 조연"으로 뽑아봤습니다.
지지율 열세로 위기감이 커진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좀더 빨리 주연 배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쏘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움직이기 시작한건데, 이 후보, 오늘은 과거 민주당의 잘못을 사죄한다며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앞으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변화되고 혁신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로 사죄의 절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이 '주연'인 민주당은 다를 거라는 선언인데요.
선대위 쇄신의 전권을 부여받은 이 후보는 이번 주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민주당 정무직 당직자들은 당직을 일괄 사퇴하며 이 후보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지금 선대위 조직도를 보시면, 너무 복잡해서 눈에 들어오지가 않습니다.
이마저도 선대위 인선이 다 되지 않았을 때의 상황입니다.
"주연 역할을 하려는 조연이 너무 많다"는 말까지 나왔었습니다.
위원회가 셀 수 없이 많고 저희 기자들이 자주 접촉하는 대변인단 규모만 32명입니다.
개편의 핵심은 선대위 조직 슬림화, 단순화입니다.
의사 결정을 빨리 내려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엉덩이가 무거운 국회의원들을 현장으로 내보내겠다는 겁니다.
이 후보는 진영도 나이도 가리지 않고 실력 중심으로 새판을 짜겠다고 했는데, 선대위 핵심 인사 얘길 들어보니 이 후보 의중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이들이 전면에 배치될 거라고 합니다.
이 후보는 선대위 쇄신의 예고편으로 오늘 청년선대위를 출범시켰습니다.
세입자 주거 운동을 해온 33세 권지웅 씨, 28세에 최연소 전주시의원으로 당선된 35세 서난이 씨가 선대위를 이끕니다.
처음부터 '매운맛' 발언이 나왔는데요.
보시겠습니다.
"민주당 '꼰대짓 그만해 위원회'를 만들겠습니다. 이번 선거는 이대남과 이대녀로 싸움이 조장되고 갈라쳐지는 선거가 아니라 마땅히 불편한 것들을 찾아내고 바꾸어내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던 청년들을 위한 선거여야 합니다."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후보가 '원탑' 주연으로 가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윤석열 주연에 감독은 거장 김종인, 제작자는 2030 관객들을 끌어올 이준석으로 정리가 됐는데, 조연 구성을 놓고 주연 배우와 감독 간 의견 대립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주연 윤석열 후보가 함께 호흡을 맞추길 원하는 김병준, 장제원 두 사람을 김종인 감독이 탐탁지 않아 한 건데요.
비서실장으로 거론됐던 장제원 의원은 어제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윤석열의 무대에서 윤석열 외에 어떤 인물도 한낱 조연일 뿐입니다. 후보님 마음껏 인재를 등용하시고 원탑이 되셔서 전권을 행사하십시오."
감독 저격으로 읽히는데요.
제작자, 이준석 대표는 어제저녁 이런 글을 썼습니다.
"당의 모든 사람은 선거 승리를 위해 후보의 생각을 따릅니다. 선거는 후보의 선택대로 흘러가고 후보가 무한 책임을 집니다."
오늘 윤석열, 김종인 두 사람은 말을 아꼈습니다.
보시겠습니다.
"상임위원장 두 분(김병준·김한길)에 대한 인사는 부의를 했습니다만 제가 기다리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아무 얘기할 게 없다니까 자꾸 물어봐요. (윤 후보가 합류 부탁했다고 하는데 합류하실 계획이?) …"
'여의도 차르'라는 김종인 전 위원장은 그간 전권이 주어지지 않으면 킹메이커로 나서질 않았죠. 그런데 윤 후보도 선거의 주연은 자신이라는 뜻을 굽힐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당에서는 이미 '원탑' 주연이지만 선거판의 주연이 되기 위해 힘을 합치려는 두 후보도 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얘깁니다.
심 후보가 어제 거대 양당 체제 종식을 위해 제3지대에서 힘을 모으자며 안철수 후보에게 만나자고 제안했죠.
안 후보는 오늘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가 다를 수 있지만, 진실은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다"며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화답했습니다.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여야 상황은 여론조사 결과에 점차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민심 상황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아침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석열 44.1%, 이재명 37.0%, 안철수 4.0%, 심상정 3.8%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7.1%포인트 높습니다.
다만, 두 후보 간 격차는 2주 전 9.8%포인트보단 좁혀졌습니다.
윤 후보 지지율이 0.3%포인트 내려가고, 이 후보는 2.4%포인트 상승했기 때문인데요.
리얼미터는 이런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컨벤션 효과가 점차 사그라든 윤 후보는 상승 랠리를 이어갈 모멘텀이 부족했다."
"이 후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 철회, 특검 수용, 선대위 조직 정비로 악재들을 털어냈다."
또 하나 주목할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2030인데요.
전반적으로 윤석열 후보 지지도가 높게 나타나지만, 부동층이 10%대로 높습니다.
40~50대에선 이재명 후보가 앞서고 부동층은 3...